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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7주간 월요일> 레위인과 사마리아인, 나는 지금 누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위례성모승천성당 0 41 10.07 09:37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레위인과 사마리아인, 나는 지금 누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1독서 : 갈라 1,6-12 (그 복음은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배운 것도 아닙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것입니다.)

복 음 : 루카 10,25-37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오늘 복음은 너무나도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말씀입니다. 특히 우리처럼 똑똑하고 여러 가지를 계산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따라하기 어려운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누가 이웃이냐는 측면을 놓고 볼 때 간절히 도움을 바라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이웃이라는 것은 우리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사제와 레위인 그리고 사마리아 사람이 등장합니다. 사제와 레위인은 하느님에 대하여 박식할 뿐 아니라 그 당시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거룩한 사람으로 비추어졌던 인물들입니다. 그에 반해서 사마리아 사람은 부정한 사람으로 치부되어 구원에서 제외된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그러한 사람들의 평가나 겉모습과는 달리 오직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복음에서는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는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여정은 해발 850m의 예루살렘 고원지대를 출발해서 요르단의 계곡을 향하여 내리막을 치닫는 길로서 해발 150m지대인 예리코까지 가는 아주 험하고 가파른 곳을 지나는 여행이었습니다. 이 길을 유다인들은 아둠밈 오르막이라고 부르는데(여호15,7) ‘피의 언덕이라는 뜻입니다. 성 예로니모에 따르면 로마 군인들은 이 곳을 여행하는 여행객을 보호하기 위해 군막을 설치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험한 길을 가던 사람 하나가 강도떼를 만나 가진 것을 다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호되게 맞아 초주검이 되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먼저 사제가 길을 지나다 이 사람을 보고는 급히 지나쳐 버렸습니다. 급히 지나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제 계급은 제사를 지내고 율법을 지키는 거룩한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로서 예리코에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예리코로 가는 길이었으니 어쩌면 안면이 있는 사이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사제는 못본체하고 피해 지나쳐 버립니다. 자기 직무와 무관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피해자가 죽은 줄 알고 시체에 손을 대서 부정을 타지 않으려는 율법준수가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또 레위인도 그 사람을 보고 피해서 지나쳐버렸는데 그렇게 한 이유가 역시 나름대로 있습니다. 그곳은 지형 자체가 굉장히 험하고 또 강도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지역을 지나치는 것은 위험한 일로 사람들은 되도록 그 길을 지나치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오늘 레위인은 부득이한 일로 이 길을 지나가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곳은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 즉 강도가 아픈 척하고 누워 있다가 지나가던 사람이 가까이 오면 마구 두들겨 패서 돈을 뺏는 강탈 사건이 자주 일어났던 곳입니다. 그래서 레위인은 죽어 가는 사람을 보고도 혹시 강도가 거짓으로 누워 있는 것은 아닌지 재빨리 계산을 하고 피해서 지나쳐 가버린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도 그것을 모를 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도 분명히 그 곳에는 강도가 많이 출몰한다는 것과, 저 쓰러져 있는 사람을 떠맡았다가 괜히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계산이 없지 않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계산보다는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이 앞섰다는 것이지요. 내버려두면 죽을 것 같은 그 사람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사제나 레위인처럼 계산을 잘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렇게 저렇게 피해 갈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마리아 사람은 돕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도와줍니다. 결국 죽어가던 사람을 구한 이웃은 사마리아인,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강조합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쉽지 않지만 우리의 이성과 판단을 넘어서는 이웃 사랑의 실천을 예수님께서는 제안하십니다.

 

   나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사제나 레위인의 삶의 모습이 내 삶의 모습에서 조금이라도 발견된다면 반성하고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내가 강도를 만나 반죽음에 처해 있었다면 누군가의 도움이 절박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나치는 사람을 원망했을 것입니다. 내가 피해자가 아니기에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 반성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용기를 내어 나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우리도 가서 그렇게 하십시다. 사마리아 사람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