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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마귀를 쫓아내는 예수님을 본 사람들

위례성모승천성당 0 66 10.11 10:59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마귀를 쫓아내는 예수님을 본 사람들


제 1독서 : 갈라 3,7-14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복    음 : 루카 11,15-26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마귀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있다면 마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성경을 보면 마귀는 여러 형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마귀는 유혹자로써 뱀의 모습입니다. 또 신약 성경에서 명성과 재력과 권력으로 예수님을 유혹했던 마귀는 거의 사람의 모습과 흡사하게 나타나서 예수님을 괴롭혔지요. 요한 묵시록에서는 마귀가 용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지니는 마귀의 공통된 특징이 사람을 악으로 빠뜨린다는 것입니다. 악으로 유혹하여 사람을 쓰러뜨리는 것이 마귀인데 반해서 천사는 어떤 경우에서도 지치고 힘든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줍니다. 우리는 일상의 삶 속에서 천사의 존재와 마귀의 존재를 늘 체험하며 살아갑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도 똑같은 체험을 하고 계십니다. 벙어리를 고쳐 주신 예수님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천사의 반응과 악마의 반응을 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평생을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채 힘겹게 살아온 벙어리를 고쳐 주시고 마침내 자유를 주셨습니다. 그 놀라운 일을 경탄하고 축하하며 함께 기뻐하는 모습이 천사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보면 그 놀라운 광경을 보고 오히려 나쁜 점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귀의 모습이지요. 좋은 일에서도 나쁜 점을 찾아내어 사람들을 망가뜨리는 것은 틀림없는 마귀의 행위입니다.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루카11,15)
   군중들은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신 예수님을 보고 이렇게 악평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그들에게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시며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11,20)

   그렇습니다. 천사와 마귀는 드러나는 행동으로 알 수 있는 것이지 그 모습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천사와 마귀의 존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라면 그 어디에서나 발견됩니다. 심지어는 성당 안에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입만 열면 남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고 단점을 찾아내어 소문을 퍼뜨리는가 하면 사람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고 상처받게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지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웃을 비방하는 그런 사람들은 마귀의 존재입니다.
   그에 비해서 어렵고 힘든 사람, 지치고 수고하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격려하며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날개 없는 천사’라고 부르지요. 복음적인 공동체, 마귀가 없는 공동체란 바로 이런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시며 하늘 나라는 먼 미래, 죽은 후에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 곳이 하늘 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힘들게 수고하는 사람을 위로하고 서로 격려하며 더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공동체, 이것이 바로 하늘 나라의 공동체입니다. 반면에 신자들끼리 편이 나뉘어 다투고 비방하는 글이 오가며 남의 잘못을 들춰내어 퍼뜨리는 안타까운 성당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는 복음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마귀가 날뛰는 공동체입니다.
   그런데 천사와 마귀가 갈등하는 이런 모습은 우리 시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초대 교회에도 볼 수 있는 일들이었지요.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여러번 강조하여 신자들을 가르쳤습니다.
    “여러분의 입에서는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인 됩니다. 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 그 말이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4,29-32)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의 작은 말 한마디가 힘이 되고 격려가 되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의 말 한마디가 치명적인 상처가 되어 하던 일도 못하고 쓰러지고 마는 경우를 경험합니다. 참으로 복음적인 공동체는 서로 격려하는 공동체입니다. 사람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힘은 비판하고 지적하며 몰아세우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점을 찾아내어 칭찬하고 격려하는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나를 바꾼 칭찬 한 마디>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칭찬 한 마디가 사람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어놓는지를 생생하게 기록한 책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유명한 테너 가수인 한 분은 어릴 때부터 목소리가 유난히 컸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음악시간에 ‘크레센토’라는 음악 부호를 보고 점점 세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다가와 뺨을 때리며 화를 내셨다는 겁니다.
    “너 나를 놀리는 거냐? 너는 음악에 소질이 없으니 음악가가 될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아라.”
   이 때부터 이 분은 노래를 못하는 아이로 낙인이 찍혔고 노래를 부를 일이 있으면 두려움에 떨며 피하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이 되었는데 어느 선생님이 반 아이들 모두에게 노래를 시켜보셨다는 겁니다. 이 분이 마지못해 ‘내 고향으로 날 보내 주’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선생님이 극찬을 해 주신 것입니다.
    “너는 기가 막히게 좋은 목소리를 타고났으니 꼭 성악가가 되어야 한다.”
   선생님의 이 한 마디가 평생의 힘이 되었던 이 분은 지금 성공한 음악가가 되어 아주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칭찬 한 마디의 힘이 이렇게 큰 것입니다. 반면에 아픈 말 한 마디는 사람을 죽이지요.
   또 그 책에는 우리가 잘 아는 연기인 최불암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노인 연기를 훌륭하게 하고 있는 그에게도 못 잊을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선배가 그에게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노역은 너 이상 할 사람이 없구나.”
   이 말 한 마디에 그는 파고다 공원의 노인들을 찾고 또 여기저기 노인들을 방문하며 노역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훌륭한 연기자로 자리매김 하게 된 뒤에는 그런 칭찬 한 마디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누군가 그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제 그만 연기를 집어치워라. 젊은 놈이 맨날 노인 흉내만 내고 있으니‥”
   아마도 그의 훌륭한 노인 연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선을 찾아내어 격려해 주는 것이 천사의 모습입니다. 반면에 좋은 일, 칭찬할 일이 많은데도 굳이 나쁜 것, 잘못한 일을 찾아내어 들춰내고 가슴에 못 박는 말을 하는 것은 마귀의 모습이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벙어리를 치유해 주시고도 마귀 두목이라는 악평을 들었습니다. 천사와 마귀의 존재는 드러나는 일의 결과로 알 수가 있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며 감싸주시기를 바랍니다. 칭찬은 누구나 좋아합니다. 내가 누구를 칭찬하면 그 칭찬은 몇 배가 되어 내게로 돌아오지요. 정말 좋은 공동체, 복음적인 공동체는 격려하고 감싸며 칭찬하는 공동체입니다.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마십시오. 바로 그것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고 그 때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우리에게 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복음과 강론말씀대로 착하게 살려고 마음먹고 있으니 천사에 가깝습니다. 오늘 하루도 천사처럼 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