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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화요일> 하느님의 나라의 신비

위례성모승천성당 0 29 10.28 15:34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하느님의 나라의 신비

    

1독서 : 에페 5,21-33 (이는 큰 신비입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복 음 : 루카 13,18-21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루카13,18)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와 같고, 누룩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셨을까요? 특히 겨자씨는 씨 중에서도 가장 작은 씨이고, 누룩 역시 밀가루 반죽 속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고 계십니다.

겨자씨는 씨 중에서 가장 작은 씨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면 큰 나무를 이루고 새가 깃들만큼 우거집니다. 작고 미미한 존재이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는 대단히 크게 드러남을 비유해 주는 씨가 이 겨자씨이지요. 누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밀가루를 반죽할 때 우리는 밀가루의 양에 비해서 아주 작은 양의 누룩을 넣지만 그 누룩이 밀가루 반죽에 들어가서 밀가루 전체의 성질을 변화시킵니다.

 

   우리가 쓰는 재미있는 말이 있습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려 놓는다.’는 말이 있지요. 맑은 강물이 미꾸라지 한 마리로 흙탕물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전체를 망가뜨리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한 사람이 인류 역사를 생명과 평화의 길로 바꾸어 놓는 일도 있습니다. 특히 암울했던 중세 시대에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이냐시오 성인 등은 어렵고 힘든 교회에 새로운 희망과 발전을 이루는 계기를 만들어 준 사람들입니다.

우리 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각박하고 힘들다고 하지만 작은 몸집의 마더 데레사 성녀는 그 어떤 사람도, 심지어는 국가 차원에서도 할 수 없는 일을 당신 혼자 몸으로 해냈고, 인류에게 희망과 사랑을 그리고 인간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시골에 열세 살 먹은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노벨 평화상을 받은 슈바이처 박사의 의료 선교에 대한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나머지 소년은 그의 사업을 돕기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하나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소년은 공군 사령관에게 아스피린 한 병을 보내면서 부대의 비행기가 슈바이처 박사의 정글 병원을 지나게 되면 낙하산으로 그것을 보낼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사령관인 린제이 중장은 이 편지를 보고 크게 감동하여 이탈리아의 한 방송국으로 호소문을 보냈고, 그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무려 40만 달러어치의 의료용품을 모아 그 소년과 함께 슈바이처 박사에게 보냈습니다. 슈바이처 박사는 그 소년을 맞이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어린이가 이렇게 큰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 소년의 아스피린 한 병은 그 옛날 한 소년이 예수님께 내놓았던 오병이어(五餠二魚)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겨자씨와 누룩의 의미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내 안으로 들어와 나를 변화시키고, 내가 속한 가정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그리고 성당 공동체를 복음적인 공동체로 변화시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바로 신자들이 보이지 않는 겨자씨와 누룩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아주 작은 양의 누룩이 보이지 않게 지속적으로 밀가루 반죽을 변화시키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신자가 가정과 성당과 사회 공동체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 그렇게 변화되는 곳이 곧 하느님 나라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신자인 우리들은 바로 이러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시지요.

 

   우리는 많은 경우에 인간적으로 이렇게 판단합니다.

우리 집에서 나 혼자만 신자이고, 일터에서는 신자임을 드러내기도 쑥쓰러운데 어떻게 내가 가정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되도록 신자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숨어 지내는 경우가 있지요. 그것은 하느님 나라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렇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오늘 예수님께서는 누룩과 겨자씨의 비유를 통해서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이기적이고 세속적인 세상을 하느님의 공동체로 변화시키라는 사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누룩이 된다고 하는 것은 내가 먼저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그 말씀을 살면서 주변을 변화시키는 것, 이것이 누룩과 겨자씨의 삶이고, 바로 그 곳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말씀의 씨를 가슴에 담고 있다면 나를 변화시키고 가정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서 있는 그 곳에 하느님 나라를 만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