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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목요일> 목숨을 바쳐 진리를 증언한 사람들

위례성모승천성당 0 28 10.31 10:58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목숨을 바쳐 진리를 증언한 사람들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되는 이순신 장군이 생각납니다.

반드시 죽으려 한다면 살 것이요, 반드시 살려 하면 죽을 것이다. (必死卽生 必生卽死)”라고 말하면서 전군을 지휘하다가 적의 유탄에 맞아 숨을 거두게 되는데 죽는 순간 그는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삼가라는 말을 남기며 눈을 감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죽음을 숨기고 분전하여 최후의 승리를 거두었기에 죽은 순신이 산 왜군을 물리쳤다는 유명한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순신은 우리가 말하는 대로 임진왜란 때 자신의 몸을 던져 나라를 구한 민족의 영웅임에 틀림없습니다.

죽기 1년 전인 1597년에는 적의 흉계와 동료들의 모함으로 그는 하루아침에 삼도수군통제사에서 죄인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나라를 위해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공로의 댓가는 혹독한 고문과 관직박탈, 불명예 그리고 죽기 직전의 처참한 육신뿐이었습니다. 죽음 직전에 간신히 구제된 이순신은 백의종군을 하게 됩니다. 이때에 삼도수군통제사인 원균은 적의 유인전술에 빠져 전멸상태에 이르게 되고 자신마저 전사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다 잃게 된 조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게 됩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마음에서 흩어진 병사들을 모아 병선 12척과 120명의 군사들을 이끌고 133척의 왜군과 맞서 대승을 거두는데 이것이 세계사에 길이 빛날 명량대첩입니다. 이렇게 조국과 백성을 위해 자기의 죽음을 알면서도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움에 임했기에 왜군을 물리치고 조국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9,24)

복음 말씀처럼 이순신 장군은 죽음으로써 영원한 민족의 산 영웅이 되셨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 역시 당신의 죽음을 예감하시고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루카13,33)라는 말씀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서 어서 이 곳을 떠나십시오. 헤로데가 선생님을 죽이려고 합니다.”(루카13,31)하고 말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계속 가게 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온 민족을 구원하고 생명의 길로 이끌 수 있음을 알기에 고통과 죽음의 길을 앞에 두고도 그 길을 가실 수밖에 없으셨던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영원한 생명을 믿는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도 정의와 진리를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역사는 목숨을 바쳐 진리를 증언하는 사람들이 이끌어 가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을 침략하고 빼앗은 일본을 응징하기 위해 목숨 바친 안중근 토마 역시 예수님의 삶을 뒤따른 의인이었습니다. 대륙침략을 위해 러시아 대장대신과 만나기 위해 하얼빈 역에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를 십자표시 새긴 세 개의 탄환으로 쓰러뜨린 안 토마 형제는 이토가 쓰러지자 십자성호를 긋고 천주님, 포악한 놈을 무찌르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기도를 드린 후 러시아 헌병에 체포되었습니다. 안 토마 형제가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린 것은 주권회복을 위한 전투행위였으며 따라서 국가방위를 위한 전투 중 살상은 죄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었기에 두려움도 후회도 없었던 것입니다. 진리와 정의, 하느님을 위해 목숨 바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그 어떤 시련과 두려움도 그를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진리와 정의를 위해 몸바치는 사람을 박해하고 형을 가하는 사람이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진리와 정의를 위해 싸운 사람은 어느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고 자유로운 것입니다. 안 토마 형제는 자신의 행동이 하느님의 뜻을 따른 행동이었다고 확신했기에 가족들 앞에서도 당당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죽은 후에는 가족들이 하느님 앞에서 살아갈 것을 유언했습니다. 사형 집행 전 가족들에게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과 아들(준생 베네딕토)을 성직자로 키워 주기를 유언했을 정도로 안 토마 형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애국자요, 열심한 신앙인이었던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처럼 정의와 진리 앞에 목숨 바칠 수 있는 깊은 신앙을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께 청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