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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 성령 강림 대축일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위례성모승천성당 0 106 05.18 11:01

성령 강림 대축일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 요한 20,19-23
  우리는 사람이 태어난 날을 생일이라 하고, 회사가 설립된 날 을 창립기념일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우리 천주교회 창립일은 언제일까요? 12월 25일 이라고 대답하시는 분이 있습니다만, 12월 25일은 예수님 생신날입니다. 천주교회 창립일은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가까스로 예수님 부활에 대한 믿음이 자리 잡기 시작할 즈음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셨고 제자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몰라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이 때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께서 불꽃 혀의 모양으로 사도들 위에 내립니다.
   이 날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떠나신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나 예수님이 주님이심을 열정적으로 선포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성령 감화를 받은 베드로의 설교로 하루 만에 3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됩니다. 그래서 천주교 창립일이 바로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초대교회를 탄생시키고 이끌었 으며 지금까지 교회 모든 생명의 원동력이 되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세례성사, 견진성사, 고해성사 등 모든 성사의 주체는 성령이십니다. 모든 성사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거행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미사 거행 중 가장 중요한 성변화 순간에 사제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 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
이렇게 성령은 교회 탄생의 생명이고 교회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을 모르는 신자나 또 성령이 함께 하지 않는 교회는 죽은 신자, 죽은 교회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입니다. 성령 안에서의 삶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게 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환자들은 내게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의사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는 환자야말로 진정 의사가 필요한 환자 아닌가. 이렇게 귀한 일은 아무나 할 수가 없는 것이기 에 나는 감사하고 이런 선물을 받았으니 보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선우경식(요셉, 2008년 선종) 원장의 글입니다. 1969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선우 원장은 1973년 미국 유학 후 현지 유명 병원들에서 좋은 일자리를 제안받았지만 모두 뿌리치고 귀국합니다. 고국에 돌아온 뒤 의과대 교수로 잠시 근무했던 그는 1983년 당시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였던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료의술 봉사를 시작했고, 1987년 무료의원인 요셉의원을 개원합니다.
그는 환자들을 돌보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그는 생전에 “요셉병원을 맡아 1년만, 2년만 하겠다며 결혼을 미루다가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영세민, 노숙자, 외국인 근로자 등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집중 치료하며 이들에게 ‘슈바이처’로 불렸습니다. 그가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요셉의원을 거쳐 간 이들은 약 42만 명에 달합니다.
   그는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는 예수님 말씀을 일생 동안 실천하며 사셨던 분입니다. 마침내 그는 모든 어려움을 성령에 힘입어 승화시키고 이제는 예수님의 가장 사랑 받는 천국의 사람이 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갈라티아 5장에서 “육의 행실은 자명합니다. 그것은 곧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 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그 밖에 이와 비슷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을 맞아 성령께서 나를 이끌어 주시기를 청하십시오. 성령께 대한 믿음은 신자와 미신자를 갈라놓는 중요한 가름대입니다. 성령께서는 흙에서도 생명을 일으키시고 처녀 잉태를 가능케 하시고,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시키는 분이십니다.
   성령에 힘입어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