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성모승천성당
홈 > 신부님강론 > 주일미사강론
주일미사강론

나해 - 연중 제22주일 〈 예뻐지고 싶으십니까?〉

위례성모승천성당 0 172 08.31 14:06

   연중 제22주일

〈 예뻐지고 싶으십니까?〉


 

마르 7,1-8.14-15.21-23

   신자들과 가끔 식사를 하다보면 목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자매님들은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눈치를 봐가며 화장을 하느라 매우 분주해집니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어쨌거나 그래도 화장을 하면 좀 나아지지요. 그런데 사람을 정말 예쁘게 만드는 비결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경험으로 아시겠지만 사람이 피곤하고 근심 걱정이 많으면 몸이 안 좋아지고 자연히 화장도 잘 안 받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몰라도 조금만 가까이에서 보면 다 보이지요. 얼굴에 바른 화장품과 얼굴 피부가 서로 다르게 붕 떠 있습니다. 마음 속에 근심과 분노가 가득하고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차 있다면 그 사람이 건강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아무리 화장을 잘 한다고 해서 예쁘게 먹히겠어요? 겉치레일 뿐으로 예뻐질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사랑이 가득하고 또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우선한다면 자기도 모르게 예뻐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대표적 인물이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우리가 떠올리는 성모님은 얼마나 고우십니까? 성인 성녀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모두들 고운 모습으로 떠오릅니다. 화장을 잘해서 그런 것이 결 코 아닙니다. 마음이 거룩하고 깨끗하면 외모는 자연스럽게 예뻐지는 것입니다. 예뻐지려면 예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참 된 화장은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면을 어떻게 가꾸는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초등부 주일학교 미사 때 학생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대로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은 제자들이 잘한 것일까요? 잘못한 것일까요?”

어른들은 생각이 복잡하지만 아이들은 금방 대답합니다. “제자들이 잘못했어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은 제자들을 두둔하시기보다는 겉치레만 신경쓰며 내적 정결을 소홀히 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참된 정결의 의미를 가르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정결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손을 씻고 목욕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행위가 나오는 그 마음을 씻는 것임을 강조하십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히는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등은 마음속에 다 놔두고 손만 씻어서 되겠는가? 이런 말씀입니다.

 

    막스 비어 작품 중 행복한 위선자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주인공 로드웰은 아주 비양심적이고 인색하기 짝이 없는 야비한 사내였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얼굴만 봐도 불쾌하고 두려워서 피하고 싶어 했지요. 이 악인이 어느 날 미엘이라는 순결한 처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로드웰은 사람들이 자기가 무섭고 야비하다는 것을 알고 피해서 도망가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소녀와 결혼하고 싶었던 로드웰은 세상에서 가장 거룩해 보이고 가장 인자해 보이는 가면을 만들어 쓰고 청혼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었지요. 원하던 소녀와 결혼을 하여 잘살게 된 로드웰은 자기의 본래 성격이 튀어나와 행복한 결혼생활이 위험해질 것을 염려하여 자신의 야비하고 비양심적인 성격을 애써 누르고 인내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어느 날, 한 친구가 로드웰을 찾아와 아내 앞에서 쓰고 있던 가면을 그만 벗겨 버렸습니다. 이상한 것은 가면을 벗기면 그 아래 야비하고 흉측한 얼굴이 튀어나올 줄 알았는데 나타난 얼굴은 가면과 똑같이 거룩하고 너그러운 얼굴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추한 모습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날마다 열심히 노력하면 그 모습이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차례 손을 씻고 화장을 고치며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마음을 씻는 일에는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습니까?

손을 씻고 화장을 고치듯이 내 마음 상태를 들여다본다면 정말 아름답고 정결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채워질 때 외모가 한층 빛나게 됨을 기억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