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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 연중 제31주일〈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위례성모승천성당 0 95 11.02 15:06

<연중 제31주일>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1독서 : 신명 6,2-6 (이스라엘아, 들어라. 너희는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해야 한다.)

2독서 : 히브 7,23-28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사시기 때문에 영구한 사제직을 지니십니다.)

복 음 : 마르 12,28-34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주제가 무엇일까요? 그렇지요. 사랑입니다. 1독서인 신명기 6장의 4절과 5절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6,4-5)

유다인들은 이 대목을 '쉐마'라고 합니다. '쉐마''들어라.'라는 뜻입니다. 경건한 유다인들은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에 꼭 이것을 외웁니다. 그들은 이 '쉐마'를 적어서 손에 매달고 다니기도 하며 이마에 붙이고 다니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들은 하느님의 법을 사랑하면서 하느님의 법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유다인들에게는 많은 율법이 있습니다. 613조목이며 이 중에 무엇을 '하라.'는 명령 248조목, 무엇을 '하지 말라.'는 금령이 365조목입니다. 율법이 이처럼 너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다 지킬 수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어느 것이 덜 중요한지도 잘 몰랐습니다. 오늘 율법 학자가 체면 불구하고 예수님께 와서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 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마르12,28)하고 묻습니다. 예수님께서 답변하시지요.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둘째는 이것이다.'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12,29-31)

오늘 예수님의 말씀처럼 율법의 613조목에서 핵심단어를 찾아낸다면 바로 '사랑'이라는 두 글자가 남게 됩니다.

 

    제 1독서와 복음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사도 요한은 '"누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한다.'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1요한4,20)라고 말씀합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 재력이 있는 사람은 사랑하기 쉬워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 나에게 못해주는 사람,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뿐더러 사람들은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미워하는 마음을 갖기가 쉽습니다.

어릴 때는 허물없이 금방 친해지고 혹여 싸우더라도 다음 날 다시 보면 반가운데, 나이가 들어서 싸우게 되면 미운 감정이 박혀 그 동안 쌓았던 친교조차도 잊게 되는 세월을 살게 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이해심이 좁아지고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거나 귀찮은 부분까지 감싸주고 사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랑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 안에 사랑이 자리잡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랑과 미움은 마치 화초와 잡초 같습니다. 미움은 잡초와 같습니다. 잡초는 내버려두어도 무성하게 자라면서 화초들을 메마르게 합니다. 반면 사랑은 화단의 꽃과 같습니다. 정성들여 가꾸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음의 잡초에 쌓여 메마르기 쉽습니다. 그래서 화단을 가꾸는 사람이 잡초를 뽑아내고 화초를 정성들여 키우듯이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려면 두 가지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잡초만 무성한 밭이 되어 마음에서 사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나 중심이 되어 모든 사람을 비판하고 심판하며 자기만 잘남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입만 열면 남을 욕하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며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자기 자랑하기에만 바쁘고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리는 말만 합니다. 이런 사람은 빨리 정화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마음의 밭을 가꾸어 나가며 잡초를 제거해 아름다운 화단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랑의 마음이 가득 찬 상태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사랑이 자랍니다. 사랑은 정성과 노력으로 성장합니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를 부른 세계적인 팝가수 셀린 디온이 1999년 갑자기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맑은 목소리로 당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을 때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셀린 디온은 열두 살 때 자신의 노래가 담긴 테이프를 들고 한 음반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때 지금의 남편인 르네 안젤린이 빚을 얻어 음반을 제작해 주었고, 직접 매니저가 되어 가수로 성공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왔습니다. 이런 남편이 후두암에 걸린 것입니다.

    "지금은 남편에게 내가 가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제 남편에게 진 사랑의 빚을 갚을 차례입니다."

셀린 디온은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간호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 남편이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자, 결혼 5주년을 맞아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를 포기하는 결단을 필요로 합니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다 하면서 누구를 사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첫 번째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르12,30)고 말씀하십니다.

먼저 주님을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 익숙하기 때문에 내가 싫은 사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더 큰 사랑을 위해서 나를 포기할 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율법서와 예언서의 핵심은 '사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첫째는 하느님 사랑이요, 둘째인 이웃 사랑도 그에 못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요한 사도 역시 보이지 않은 하느님의 사랑은 이웃 사랑을 통해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사랑하는 삶을 살기를 말씀하십니다. 이웃 사랑을 통해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임을 드러내는 한 주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