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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자비와 희망을 노래한 루카 복음사가

위례성모승천성당 0 27 10.17 10:11

<10월 18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자비와 희망을 노래한 루카 복음사가


복    음 : 루카 10,1-9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루카는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안티오키아 지방에 살았던 이방인 의사였습니다. 오늘 독서에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루카는 바오로 사도의 전도 여행에 함께 하였고, 바오로 사도가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유일하게 함께 한 인물이지요. 80년 경 루카는 본인이 듣고 체험했던 예수님에 관한 내용을 성령의 인도를 받아 글로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완성함으로써 이 세상에 그리스도를 전달하였을 뿐 아니라 갓 태어난 교회의 역사를 기록으로 전하여 주었지요.


   루카 복음은 공관복음서들 가운데 가장 길고 짜임새 또한 탄탄합니다. 루카 복음서뿐만 아니라 사도행전의 저자이기도 한 루카는 이 두 권의 책을 자신의 독특한 역사관과 신학 사상에 의거하여 치밀한 구도 아래 엮었습니다. 루카의 구세사는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이스라엘 시대와 예수 시대, 교회 시대가 그것입니다. 이 구분대로 루카 복음 1,2장은 이스라엘 시대와 예수 시대를, 루카 복음 24장 52~53절과 사도행전 1장은 예수 시대와 교회 시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루카는 자신의 복음서에서 예수 시대를 소개하였고, 사도행전을 통해서는 교회 시대를 소개하였습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하신 예수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일은 성전정화였습니다. 유다인들의 눈에는 감히 성전의 권위에 도전한 것으로 보여진 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예수님께서는 체포되어 심문을 받고 결국 십자가형을 받기에 이르십니다. 그런데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온 유다를 걸쳐 예루살렘에 이른 예수님의 길은 십자가 처형, 곧 죽음으로 끝나지 않지요. 돌아가신 지 사흘만에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승천으로 그 대단원의 막이 내립니다.

   반면 사도행전에서 다루어진 교회의 길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세계의 중심지인 로마로 끝이 나고, 시간상으로 보면 성령강림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의 재림으로 끝이 납니다. 물론 사도행전에 따르면 로마에서 복음이 끝나지만 정작 루카의 마음 속에 교회의 길이 끝나는 시기는 예수님 재림시기입니다. 이러한 신학사상을 바탕으로 루카는 구원의 보편주의, 즉 하느님께 나아가는 구원의 길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음을 가르칩니다.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십니다."(사도10,34-35)
   하느님의 공평성을 확신한 말씀이지요. 이러한 신학적인 주장을 바탕으로 루카만의 고유한 신학사상이 펼쳐진 것입니다.


   루카 복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15장에 나오는 '되찾은 아들의 비유'입니다.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루카15,22-24)
   돌아온 아들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아버지와도 같이 자비로우신 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또 7장에는 죄 많은 여인이 옥합을 깨고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어드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19장에는 예수님과 세리 자캐오와의 만남이, 23장에는 십자가상에서 당신을 못 박는 사람들을 용서해주시기를 청하는 예수님을 만날 수가 있지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6,36)
   이렇게 루카 복음은 '자비의 복음'으로, 하느님을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를 용서해주시고 받아주시는 자비로운 분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루카 복음의 특징은 소외된 사람, 가난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그 어떤 복음보다도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10장의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루카 사도는 가난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내 이웃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잔치에 손님을 청할 때는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 등 소외된 사람들을 초대할 것(14장)을 가르칩니다.
   또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9장)고 가르쳤으며, 제자들에게는 부모와 처자, 심지어는 자기 자신까지도 포기하고 십자가를 지고 따를 것(14장)을 역설했습니다. 그 길만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루카 복음서에 이어 쓴 사도행전은 잘 알다시피 '성령의 복음서'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접고 하느님만을 의지하여 살아갈 때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께서 우리를 채워주신다는 것을 살아 움직이는 교회의 활동으로 보여주고 있지요. 또 기쁨의 복음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비와 성령과 기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가 온몸으로 모든 것을 바쳐서 예수님을 고백했듯이 우리 또한 그의 고백이 담긴 성경을 읽고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느님께 나아가지 못하고, 어렵고 힘든 일들을 많이 만나는 것은 우리가 지나치게 나 자신만을 믿고 이 세상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본래 의사였던 루카 복음사가는 병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두고 그들을 대하신 예수님의 자비와 기적을 많이 수록하였고 그 기록은 우리에게 성경로써 귀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대로 너무 나 자신에만 집착하지 말고 이웃과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비로울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주님을 이웃에게 전하는 복음 선포의 하루 하루를 위해 매진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