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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예수님을 만난 바르톨로메오

위례성모승천성당 0 35 08.23 07:56

<8월 24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예수님을 만난 바르톨로메오



제 1독서 : 묵시 21,9ㄴ-14 (그 초석에는 어린양의 열두 사도의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복    음 : 요한 1,45-51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관심과 방향이 달라지지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면 운동을 배우게 되고 화제는 자연스럽게 운동에 관한 것으로 집중이 됩니다. 또 음악 하는 사람을 사귀면 음악에 관하여 함께 이야기하게 되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과 어울려 지내다 보면 술집을 전전하게 됩니다. 친구 따라서 강남 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이지요. 그렇다면 친구 따라서 성당 간다는 말도 가능한 것일까요?

   우리가 오늘 축일을 지내는 바르톨로메오 사도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교회에서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나타나엘을 바르톨로메오와 같은 인물로 보고 있는데 바르톨로메오에게는 필립보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요르단 강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필립보는 바르톨로메오를 찾아가서 말합니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요한1,45)     
   이렇게 필립보는 예수님을 알아보고 소개하였으나 친구 바르톨로메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1,46)
   그러자 필립보는 바르톨로메오에게 "와서 보시오."(요한1,46)라고 거듭 권합니다. "와서 보시오."라는 필립보의 이 말은 참으로 명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와서 직접 겪어보라는 친구의 거듭된 요청에 바르톨로메오는 예수님을 찾아갑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요한1,47)
   깜짝 놀란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묻지요.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요한1,48)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요한1,48)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마침내 바르톨로메오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합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요한1,49)
   이때부터 바르톨로메오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필립보, 요한, 안드레아, 그리고 베드로와 함께 첫 번째로 부름을 받은 제자단에 속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바르톨로메오 사도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사도라고 하여서 한번에 예수님을 따라나선 것이 아니지요. 처음에 필립보로부터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은 바르톨로메오 사도는 친구의 말을 믿지 못하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런 모습은 누구에게나 있지요. 물론 예비신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알게 되어 구세주로 고백하기까지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겪게 됩니다.

   첫째는 예수님을 부인하는 단계입니다. 바르톨로메오는 친구인 필립보가 구세주를 만났노라며 소개를 하자 한마디로 일축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필립보는 여기서 꺾이지 않고 "와서 보시오."라고 권하며 다시 한번 친구를 설득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호기심의 단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다가가자 예수님께서 먼저 그를 알아보십니다. 이에 나타나엘은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요한1,48)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들지요. 결국 관심이 있으면 알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신앙 고백의 단계입니다. 부인하거나 관심을 갖는 단계에서 한층 더 나아간 단계입니다. 예수님과 나눈 몇 마디 대화에서 나타나엘은 바로 신앙 고백을 하게 되지요.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요한 1,49)
   "와서 보시오."는 이야기대로 예수님을 뵙자 신앙 고백의 단계로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바르톨로메오 사도 역시 불신의 과정과 호기심과 관심의 과정을 거치고야 고백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듯이 예비신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일련의 과정들입니다. 주님을 믿으라고 한번 이야기해 보고 따라오지 않으면 실망을 하고 포기해 버리는 것은 너무나 성급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관심이나 호기심을 가질 만한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1,46)하며 외면하는 친구에게 필립보 사도는 "와서 보시오."라고 다시 권하였고 친구의 인도로 예수님을 만난 바르톨로메오는 예수님의 열 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필립보이자 바르톨로메오가 되어야합니다.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이웃에게는 "와서 보시오."라고 적극 권하고, 나 스스로는 매순간 깨어 예수님을 구세주로 끊임없이 고백해야 하는 것이지요. 오늘 하루도 이웃에게는 하느님께 나아가는 계기를 심어주고 스스로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할 줄 아는 은총의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