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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낮은 사람이 가장 위대합니다.

위례성모승천성당 0 39 09.30 11:40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낮은 사람이 가장 위대합니다.


   묵주기도 성월이자 전교의 달인 10월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날인 오늘은 선교의 수호자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에서 위대한 사람은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가끔 "사람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참을성이 더 생기고 남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그 반대로 나이를 먹을수록 더 인내하지 못하고 점점 옹졸해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평균 연세가 70~80이 되시는 할아버지들의 모임에 나가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가 되면 그 답이 확연해집니다. 어르신들이 음식을 시켜놓고는 기다리지를 못하는 겁니다. 재촉을 하고 사소한 심부름을 수도 없이 시키며 목소리들이 커지는 것을 볼 수가 있지요.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 가는 것이 아니라 참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 어린이와 같이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어릴 때는 친구도 많습니다. 아무하고나 쉽게 사귀고 싸움을 해도 또 금방 친해지며 내 것과 네 것의 구분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이를 먹기 시작하면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친구 사귀기가 어려워지고 내 것도 내 것이요, 네 것도 내 것이라고 우기는 못된 이기심으로 사방에 벽을 쌓기 시작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어린아이와 같이 되라는 말씀은 나이가 들어서도 유아적인 상태로 살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고 순수해지라는 말씀입니다. 어린이와 같이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께 의지하여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이는 순수한 마음, 또 있고 없고, 배우고 못 배우고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깨끗한 마음을 유지하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다가 돌아가신 분이 오늘 우리가 축일을 지내는 소화 데레사 성녀입니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수녀는 1873년 프랑스 알랑송에서 태어났습니다. 1888년 어린 나이에 리지외의 가르멜 수도원에 들어간 그는 1897년 24세의 젊은 나이에 선종하였습니다. 특히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였던 성녀는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사제들을 위하여, 특히 먼 지방에 가서 선교하는 사제들을 위하여 남몰래 끊임없이 기도하였습니다. 이러한 데레사 수녀는 1925년 성인의 반열에 들었습니다. 1929년 비오 11세 교황은 성녀를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하였습니다. 세상에 오염될 시간도 없이 오로지 하느님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을 꽃 피우고 그 깨끗한 마음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돌아가신 성녀는 교회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시성이 되신 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널리 사랑 받게 된 것은 그분의 삶 때문에 그렇습니다.

   언니 수녀님께 보낸 편지에서 "하느님은 자신의 작음을, 자신의 가난을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기뻐하신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나의 소명은 사랑이다. 교회의 한복판에서 나는 사랑이고자 한다."고 고백합니다. 성녀는 이 사랑의 소명을 위하여 "땅에서 선을 행하도록 나의 하늘을 사람들에게 넘겨 주고 싶다."고 원의를 발하고, "나는 그들에게 장미의 비가 떨어지게 하고 싶다."면서 세상과 사람에 관한 헌신적인 사랑을 토로합니다.


   신심이 충만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난 데레사 성녀는 어렸을 때부터 수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14살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안되었지요. 마침내 그토록 소원하던 봉쇄 수도원인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하여서는 성덕을 쌓기 위해 치열하게 자신과 싸움을 했고 그 어떤 여타의 덕보다도 순명의 덕을 배우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교회가 이 소화 데레사 성녀를 "선교 사업의 수호자"로 지정했다는 사실입니다. 24세가 되도록 봉쇄 수도원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이 어린 성녀를 교회는 왜 선교지의 그 많은 사람들을 위한 수호 성인으로 모신 것일까요? 우리 상식으로는 선교 사업의 수호자로는 선교사 중의 한 분이 적합하리라고 생각이 되지요. 우리 교회 내에는 이방의 나라에서 열심히 선교를 하고 훌륭한 결실을 맺은 성인도 많습니다. 그런데 선교지에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봉쇄 수도원의 데레사 수녀가 "선교 사업의 수호자"가 되신 것입니다.
   거기에는 우리 신앙의 근본정신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통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는다고 우리는 주일마다 신앙 고백을 하지요. 통공이란 서로 공을 나누고 상통한다는 말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무한하신 하느님의 현존을 믿고 따르는 우리의 신앙 행위입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위하여 성인들은 기도를 멈추지 않습니다. 또 우리는 돌아가신 연옥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그 분들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은 성인의 통공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천국에 이른 그 영혼들이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죽은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성인의 통공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生)과 사(死)를 떠나 누구를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보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한 사람들을 두고 드리는 기도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하고 회의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성모님께 초를 봉헌하며 이것이 과연 가납될 것인가 의심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기도는 분명히 이루어지고 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오스딩 성인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모니카 성녀는 아들 아오스딩 성인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고 기도하셨습니다. 함께 있지 않았지만 밤낮으로 기도했던 그 결실이 바로 아오스딩 성인의 회심이지요.
   데레사 성녀는 언제 어디서나 선교지의 선교사와 사제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끊임없는 기도의 지향이 그곳에서 열매를 맺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 "선교 사업의 수호자"로 성녀를 지정한 교회의 확고한 결정입니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물론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으로 살아가지만 신자들의 기도가 큰 힘이 됩니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교황님과 교구장님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우리의 기도가 그 만큼 필요하고 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멀리 있는 부모님을 위하여, 자녀를 위하여, 또 은인들을 위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위하여 끊임없이 정성껏 바치는 기도는 하느님께 가납이 되고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오늘 데레사 성녀 축일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대축일을 맞아서 우리가 생각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성녀의 가정입니다. 아홉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 중에 네 명이 수녀가 되었습니다. 그 집의 관심사와 부모의 지향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한눈에 알 수가 있는 대목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이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가르치고 교육했음을 확연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요즈음도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부족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부족할 전망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세상을 쫓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녀가 세속적으로 성공하고 출세하기만을 기도하는 부모들이 지나치게 많은 요즈음입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녀들은 이기적으로 자라고 자기만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그래서 자녀는 부모의 희생적인 뒷바라지로 세상에서 출세를 했지만 늙은 부모는 양로원에서 외롭게 힘든 노년을 보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키웠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만 욕심을 둔 부모의 잘못된 교육이 그대로 자녀에게서 나타나는 것이지요. 요즈음 나이 든 부모는 자식을 의지하지 못하고 노후 보장 보험 같은 것에 노년을 의지한다고 합니다. 신자들이라고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녀가 하느님의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기도하고 가르치고 길렀다면 그런 보험 따위는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자란 자녀는 부모의 든든한 힘이며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결같이 하느님을 의지하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자녀를 가르친 데레사 성녀의 가정의 모습을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전교의 달이 시작되는 오늘 우리는 데레사 성녀의 축일을 지내며 성녀의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닮기를 기원해 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18,3)
   하늘 나라에서 누가 가장 위대하냐고 묻는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예수님의 답변입니다. 늘 기억해 야 하겠습니다. 하늘 나라에서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며, 이를 삶으로 증거한 분이 오늘 축일을 지내는 소화 데레사 성녀이십니다. 성녀의 겸손과 단순함에 가득 찬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본받으며 무엇보다도 우리 가정이 하느님의 뜻에 충실한 복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