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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수호천사 기념일>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위례성모승천성당 0 65 09.30 11:48

<10월 2일 수호천사 기념일>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제 1독서 : 탈출 23,20-23 (나의 천사가 앞장서리라.)
복    음 : 마태 18,1-5.10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어린 시절 보았던 만화영화 중에 지금도 뚜렷이 기억되어 잊혀지지 않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착한 천사와 나쁜 천사가 각자 원하는 길로 자신들이 담당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다투는 장면입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수호천사가 있고 또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도록 부추기는 나쁜 천사가 있다고 하지요. 수호천사는 끊임없이 선한 일을 하도록 이끄는 반면 나쁜 천사는 악에로 유혹합니다. 둘은 서로 자기들의 길로 지상의 인간을 이끌기 위해서 끊임없이 힘 겨루기를 합니다. 사람이 악에로 기울게 되면 수호천사는 나쁜 천사에게 밀려나 실컷 매맞고 터지면서도 끊임없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있는 힘을 다합니다. 반면 사람이 선한 일로 기울어지면 수호천사는 기뻐하지만 나쁜 천사는 어떻게 해서든지 악한 일을 하도록 이끌어갑니다. 하루 종일 수호천사와 나쁜 천사는 기뻐하고 슬퍼하는 갈등을 계속합니다.
   이렇게 만화영화의 재미를 뛰어넘는 감동의 결과로 어렸을 때 착한 일을 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오늘 수호천사 기념일은 선한 삶의 지향을 살아야 함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원래 천사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한편으로는 사람을 지켜주고,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천사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우리 역시 성경과 교회 전통들을 통해서 다양한 가르침을 알고 있지만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천사에 대한 교리는 꼭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천사는 존재한다'는 확인이지요. 즉 하느님께서 우리 감각의 대상인 세상과 우리의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도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천사의 존재를 신앙교리로 선언하였지만(제4차 라테란 공의회:1215년, Denz. 428, 1차 바티칸 공의회:1870년, Denz. 1783) 천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역할이 무엇인지, 사람마다 수호천사를 가지고 있다느니, 여러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등등의 학자의 주장에 대하여는 아무런 유권적 결정도 내린 일이 없습니다. 다만 교회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천사의 이름 외에 다른 이름들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였고(745년, 라테란 공의회), 삼대(三大) 천사인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과(9월 29일) 수호천사의 기념일(10월 2일)을 제정하여 천사공경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 나의 천사가 앞장서서 너희를 아모리족, 히타이트족, 프리즈족, 가나안족, 히위족, 여부스족이 사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나는 그들을 멸종시키겠다."(탈출23,20-23)
   오늘 제1독서인 탈출기에 언급되어 있듯이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 곳곳에서 우리는 수호천사의 존재를 짐작할 수 있는 말씀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편91,11-12편에는 "그분께서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처럼 천사들이 사람을 지켜주는 장면이 나오고, 다니엘서에 따르면 바빌론왕 네부카드네자르는 자기가 만든 금신상에 절하지 않는 유다의 청년들을 불가마 속에 집어넣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뿐더러 불가마 속에 이들 말고도 신의 모습을 한 이가 한 사람 더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다니3,95)하고 깜짝 놀라며 "그분께서는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자기들의 하느님을 신뢰하여 몸을 바치면서까지 임금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들의 하느님말고는 다른 어떠한 신도 섬기거나 절하지 않은 당신의 종들을 구해 내셨다."(다니3,95)고 고백합니다.
   이밖에도 하느님께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천사를 보내셨다는 사실은 토빗을 통해서, 또 유딧,  엘리야를 통해서도 알 수 있고, 신약 성경에서도 천사가 사람들의 협력자라는 개념이 발견됩니다. 특히 마태오 복음 18장 10절에 나오는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수호천사에 관한 교리를 형성시킨 중요한 원천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천사는 하느님의 메신저로 사람에게 파견되고(마태1,20;루카1,!1; 사도8,26), 꿈에 나타나고(마태2,13), 흰옷을 입은 사람으로 나타납니다.(마르16,5) 그들은 창조된(콜로1,16) 영체이며,(히브1,14) 하느님의 군대요(마태26,53) 그리스도를 섬기고(마태4,11;루카22,43) 사도들에게 봉사하고,(사도5,19;12,7-10) 어린이들을 보호합니다.(마태18,10) 마침내 예수님께서 천사들에게 옹위되어 심판하러 오시고,(마태16,27;24:31) 모든 천사들을 지배하십니다.(마르13,32;콜로1,16;필립2,10;히브1,5)


   마태오 복음 18,10절을 근거로 인간을 수호하는 천사가 각 사람과 함께 동행한다는 것을 예수님께서 직접 암시하였다고 공의회(제4차 라테란 공의회:1215년)를 통하여 선언한 이후 천사에 관한 공경이 세계 각 국에서 있었지만 1617년 교황 클레멘스 10세가 10월 2일을 수호천사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천사의 공경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의 가톨릭 교리서 역시 수호천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합니다. 
    "사람은 일생 동안,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천사들의 보호와 그들의 전구로 도움을 받는다. '모든 신자들의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기 위한 보호자이며 목자인 천사가 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제 336항」
   이렇듯 가톨릭 교회는 성경과 교회 가르침에 따라 사람들을 보호하는 천사를 수호천사라 부르고 공경합니다. 수호천사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죄지을 기회에서 안전하게 지켜주며,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도와주며 좋은 생각과 선행을 실천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특히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 전달해 주며, 죽음의 순간에 우리와 함께 합니다.


   수호 천사 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심을 다시 한번 간절히 느끼게 됩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거룩한 천사를 우리의 친구요, 안내자요, 보호자로서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부모를 통하여 자식을 기르고 스승을 통하여 학생을 가르치듯이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수호천사 한 분을 지정해 주어 보호하게 하신 것이지요. 만일 우리는 혼자가 아니고 항상 곁에 천사가 따르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욱 선에 열심하고 악을 피하게 될 것입니다. 악을 저지르려 할 때에 양심에 가책을 받는 것은 수호천사가 우리에게 간절히 전하고 있는 암시 탓인 것이지요.
   오늘 수호천사 기념일을 지내면서 악의 세력에 기울기보다는 선한 일을 함으로써 수호천사를 기쁘게 해드리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렇듯 선한 삶을 사는 것이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임도 잊지 말아야하겠습니다.